[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블랙홀에 빠졌다.
특히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이 최순실 PC에서 확보한 200여 개의 파일을 검증한 뒤 추가로 보도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최순실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세간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2년 전 JTBC를 통해 방송됐던 유아인과 김희애 주연의 드라마 '밀회'가 재조명되고 있다.
'밀회'는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 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혜원(김희애)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유아인)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극중에서 최순실의 딸과 이름이 같은 정유라(진보라)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라마를 집필한 정성주 작가가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심지어 '최순실 사태'를 예견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자 '밀회' 정성주 작가는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정치권을 블랙홀로 빠뜨리게 만든 '최순실 사태'. 작가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지만 알고나면 정말 소름돋는 JTBC '밀회' 속 '최순실 사태' 공통분모를 정리해봤다.
1. '밀회' 명문대 피아노학과 부정 입학 - '현실' 이화여대 입학 특혜의혹
'밀회' 정유라(진보라)는 형편없는 피아노 실력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힘을 빌려 명문대 음대 피아노과 특기생으로 입학한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 역시 이화여자대학교에 체육특기자 전형이 없던 승마를 신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입학하는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극중에서 입학 실기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125번 정유라" 다음으로 "126번 최태민"이라고 호명한다. 최태민은 최순실의 아버지로 정유라 씨에게는 외할아버지다.
2. '밀회' 잦은 결석과 엄마의 학교 방문 - '현실' 지도 교수 교체와 학점 상승
극중에서 정유라(진보라)는 학교 수업을 자주 빠진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든든한 엄마 백선생(길해연)이 있다. 엄마가 학교를 방문하면 학점 문제는 금방 해결된다.
최순실은 제적 당할 수 있다는 지도교수의 말에 이화여대를 찾아가 항의하고 지도교수를 교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평균 평점 0.11로 낙제 위기에 몰렸던 성적이 최순실의 학교 방문으로 3.30으로 수직 상승했다는 주장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유라 씨가 고3이던 2014년 당시 학교에 131일이나 결석했는데도 출석 처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 '밀회' 예술재단 딸과 호빠 출신 남성 - '현실' 측근 고영태 씨 강남 호빠 출신
'밀회'에서는 예술재단 딸 서영우(김혜은)는 호스트바 선수 출신 연하 남성에게 빠져 사업파트너로 둔갑시킨다. 그리고 럭셔리 수입 의류 매장을 차려준다.
현실에서도 판박이처럼 똑같다. 지난 26일 일요시사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는 강남에서 잘 나가던 호스트바 출신이다.
펜싱선수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유명해진 고씨는 생활고로 인해 화류계에 발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씨는 '빌로밀로'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연예인들에게 협찬했다. 박 대통령도 취임 초기 고씨가 만든 브랜드의 가방을 자주 들고 다녀 유명해지기도 했다.
4. '밀회' 투자전문가 무속인 백선생 - '현실'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극중에서 정유라(진보라)의 엄마로 백선생(길해연)이 나온다. 백선생은 투자전문가를 행세하는 무속인이다. 점을 잘 본다는 소문 덕분에 거액을 벌어들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상류층들에게 비자금과 관련한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거나 횡령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현실에서는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을 떠올리게 한다. 최순실은 정재계 상류층 여성들만이 모인다는 '팔선녀'에 가입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팔선녀'는 최순실을 포함해 대기업 오너와 전현직 고위 관료 그리고 정치인이나 배우자 등인 여성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5. '밀회' 정유라(진보라) 모녀 해외도피 - '현실' 최순실 모녀 독일 체류 중
'밀회' 속 정유라(진보라) 모녀는 검찰로부터 비자금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돼 수사 받을 위기에 처하자 해외로 도피한다.
극중에서 정유라(진보라)는 이선재(유아인)에게 "나 지금 엄마랑 도망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다. 백선생(길해원)은 "두어 달만 있다오면 돼"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최순실 모녀는 지난달 독일로 출국해 현지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소재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최순실은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귀국하기 어렵다"며 한국에 들어갈 뜻이 없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