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이화여대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기로 하자 학생들이 3일째 농성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학교에 투입돼 학생들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30일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A씨는 "교내에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며 인사이트에 관련 영상과 사진을 제보했다.
A씨가 제보한 40초 가량의 영상 속 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은 경찰 병력과 마찰을 빚고 있다.
경찰은 본관 통로를 막고 있는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학생들은 끌려가기 싫어 소리를 질렀지만, 경찰들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는 듯 보인다.
A씨가 제공한 다른 사진 속에서도 천여 명의 경찰이 학교에 배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A씨는 "학생들은 의견을 아예 배제한 채 진행하려 한 미래라이프 단과대 설립을 반대한 것 뿐"이라며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총장님을 만나게 해달라'는 구호만 외쳤는데 갑자기 공권력이 투입됐다. 교육적인 공간에 경찰을 투입해 학생들을 옥죄는게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공권력이라도 상아탑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시위에 수백 명의 경찰이 투입됐고 몇몇이 '폭력 진압'이라며 부상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과잉진압'과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들은 학교 측의 직장인 대상 단과대 설립 계획에 반발해 28일부터 대학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서혁 교무처장 등 교수 4명이 건물에 갇혔지만, 오늘(30일) 오후 1시경 경찰의 도움을 받아 건물에서 나왔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