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SBS가 일베 이미지 사용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SBS는 지난 2013년부터 10여 차례 가까이 '일베' 이미지를 그대로 방송에 송출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논란이 일 때마다 SBS는 "주의하겠다"며 거듭 사과했고, 2014년에는 자사 DB에 등록된 이미지만 사용하겠다는 내부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3년째 같은 실수가 반복되자 시청자들은 '의도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무현 재단 역시 계속되는 논란에 유감을 표하며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을 실망케 했던 역대 SBS의 '일베 이미지 사용' 방송사고들을 한데 모아봤다.
1. 노무현 전 대통령 코알라 합성 사진 (2013년 8월 19일 SBS 8시 뉴스)
지난 2013년 8월 SBS 8시 뉴스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방사능 공포와 관련한 뉴스를 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이미지를 사용했다.
당시 후쿠시마산 가자미류 방사능 검출량 그래프 하단에는 코알라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일베 이미지가 새겨져 있어 물의를 빚었다.
2. 연세대학교 변형 로고 (2013년 9월 27일 SBS 스포츠 뉴스)
같은 해인 2013년 9월 SBS 스포츠 뉴스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농구 경기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연세대' 로고 대신 합성된 일베 로고를 사용했다.
해당 로고에는 버젓이 일베의 자음을 딴 'ㅇ', 'ㅂ'이 새겨져 있었다.
한차례 일베 이미지 사용으로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일베 이미지가 방송에 노출되자 당시 SBS는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과 연세대에 사과한 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3. 고려대학교 변형 로고 (2014년 3월 2일 SBS 런닝맨)
앞서 두 차례 일베 이미지를 사용하고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힌 SBS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학교 로고 사용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시 2014년 3월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 고려대 로고 대신 일베 로고를 사용한 것.
일베가 합성한 고려대 로고 이미지에는 호랑이 무늬가 일베를 뜻하는 'ㅇ', 'ㅂ' 모양을 하고 있다.
4. 노무현 전 대통령 코알라 합성 사진 (2014년 6월 20일 SBS SNS 원정대 일단 띄워)
SBS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SNS 원정대 일단 띄어'에서도 일베 합성 이미지와 유사한 그림이 사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자막에는 브라질에 위치한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그림이 사용됐는데, 이 모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일단 띄어' 제작진 측은 "우리가 의뢰한 작가가 직접 그린 이미지이며 절대 일베의 코알라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5.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 합성 사진 (2014년 8월 12일 SBS 매직아이)
2014년 8월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메직아이'에서는 시청자 사연을 소개하던 중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노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6. 노무현 전 대통령 신윤복 그림 합성 사진 (2014년 10월 16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
2014년 10월 방송된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신윤복의 단오풍정 원작을 송출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변형된 이미지 화면을 사용했다.
원작에는 바위 뒤에 머리를 깎은 두 명의 남성이 있지만, SBS가 사용한 그림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다.
7. MC무현 '두부나 만드레' 배경 음악 사용 (2015년 5월 24일 SBS 8시 뉴스)
2015년 5월 SBS 8시 뉴스는 관광버스 관련 영상을 송출하면서 배경음악으로 일베에서 만든 MC무현 '두부나 만드레'를 삽입했다.
이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에 노 전 대통령의 음성을 합성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이날은 노 전 대통령 6주기 바로 다음 날이어서 시청자들의 원성이 더욱 컸다.
8. 헌법재판소 로고 합성 사진 (2015년 7월 30일 SBS 8시 뉴스)
지난 2015년 7월 SBS 8시 뉴스는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보도하면서 일베가 합성한 헌법재판소 로고를 그대로 사용했다.
당시 SBS가 사용한 헌법재판소 로고에는 일베를 뜻하는 'ㅂ'이 새겨져 있다.
9. 영화 '암살' 포스터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2015년 9월 16일 한밤의 TV 연예)
두 달 뒤인 2015년 9월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영화 '암살'을 소개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포스터를 사용했다.
당시 SBS가 사용한 포스터는 등장인물 독립운동가 황덕삼(최덕문 분)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의 얼굴로 합성해 비하하는 이미지였다.
10. 노무현 전 대통령 타임지 표지 합성 사진 (2017년 5월 17일 SBS플러스 밤참뉴스)
지난 17일 SBS플러스 밤참뉴스에서는 역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대통령을 소개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의 표지만 일베 합성 이미지를 사용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원래 'Hello Mr. Roh'라고 적혀 있어야 할 부분이 'Go To Hell Mr.Roh'(지옥에나 가라 미스터 노)로 바뀌어 있었다.
또한 'New president'(새로운 대통령)도 'New Corpse'(새로운 시체)로 변형됐다.
이후 미국 타임지는 "일베는 한국에서 극우단체로 악명이 높다. SBS의 오류는 청와대를 비롯해 널리 비판받았다"며 해당 논란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