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5일(토)

학교에 세워진 '친일파' 동상 철거 요구하는 이대생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정유라 사태를 시작으로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열었던 이화여대 학생들이 이번에는 친일파 청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5일 서울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화여자대학교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소속 학생 10여 명은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 선포식'을 열었다.


이화여대 초대총장인 김활란은 일제강점기 당시 기고, 강연 등을 통해 학도병 모집과 위안부 참여를 독려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8년 김활란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이에 이대생들은 "친일파에 대한 우리의 역사는 오랜 시간 부인과 회피로 얼룩졌다"며 "이대 교정에 당당하게 있는 김활란 초대 총장의 동상 또한 그 잔재 중 하나"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김활란 동상 철거를 목표로 하는 이대생들은 먼저 김활란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동상 앞에 세울 계획이다.


인사이트(좌)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 (우) 이화여대 본관 앞에 세워진 김활란 동상 / 연합뉴스


이를 위해 기획단은 오는 6월까지 '1000명의 이화인에게서 1000원씩'이라는 모금 운동을 진행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팻말 앞면에는 김활란의 친일 행적이, 뒷면에는 모금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다만 학생들의 꾸준한 동상 철거 요구에도 학교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친일파 청산을 위한 이대생들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이와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