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2학년 김송희 양의 교복이 바닷속에 잠긴 지 3년 만에 발견돼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5일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목포신항만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지난 4일 신발 12점과 의류 2점, 여행 가방 1점 등 총 22점의 유류품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그중 여행용 가방에는 '김송희'라는 이름이 새겨진 교복과 여벌 옷, 기초화장품이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본부장은 "가방 안에서 명찰이 나와 주인을 확인했다"며 "유가족협의회와 처리 방안을 협의하고 세척한 다음 적절한 시기에 유가족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416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생전 송희 양은 불치병으로 몸이 불편한 홀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학생이었다.
또한 송희 양은 수학여행을 떠날 때도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들에게 받은 용돈을 아껴 짧아진 교복을 새로 사기 위해 4만 원만 챙겨갈 정도로 속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예쁘게 커 가는 송희 양을 보며 "잘 자라서 예쁜 모델이 되길 바랐다"고 회상했다.
3년 만에 발견된 송희 양의 유류품을 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송희를 비롯한 많은 아이의 교복 입은 모습은 이제 다시 볼 수 없지만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게 진상조사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송희 양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일주일쯤 지난 뒤 시신이 인양됐다.
한편 수습된 유류품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세월호 수습본부는 "관련 법규에 따라 정리 작업을 거친 뒤 해당 지자체를 통해 주인을 찾는다"며 "수습부터 유가족에게 인도되기까지 공개 부분은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