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죽느냐 사느냐는 네 몫이야"
영화 '쏘우'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 충격은 비단 영화의 소름 끼치는 반전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탓에 스타 배우, 특수 분장, 컴퓨터 그래픽, 화려한 볼거리 등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쏘우'의 감독 제임스 완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해 호러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의 영화는 단순히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장치가 아닌 공포 심리를 유발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제임스 완의 명작 호러 영화 4편을 모아봤으니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꼭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쏘우의 명대사처럼, 보느냐 마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1. 쏘우 (Saw)
제임스 완 감독의 데뷔작으로 그는 첫 영화부터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숨 막히는 전개, 불안감을 자극하는 카메라 워킹 등으로 관객들의 공포심을 극대화시켰다.
영화 속 주인공 '직쏘 인형'은 범죄자와 심판자의 경계를 오가며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가치를 일깨워준다는 격언(Saw)의 전달자 직쏘. 그 앞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죽음의 공포에 내몰린다.
특히나 영화 후반부의 반전은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제임스 완은 쏘우 후속편에도 계속해서 사전 기획 작업에 참가하며 그만의 스타일을 녹여냈다.
2. 컨저링 (The Conjuring)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
제임스 완은 이 문구 하나로 모든 호러물을 능가하는 극강의 공포 영화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여느 공포 영화처럼 관객들이 영화 속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간접적으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 방식이 아니다. 영화 '컨저링'은 색다른 방식으로 공포를 유발한다.
주인공들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적인 요소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은 다른 시점으로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러면서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극강의 불안감을 자아낸다.
감독은 영화에서 악령이 깃든 인형 '애나벨'을 등장시켰고, 이 인형은 이후 또 다른 공포를 이어갔다.
3. 애나벨 (Annabelle)
영화 '컨저링'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작품으로, 컨저링 속 인형 '애나벨'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이끌어간다.
초자연현상 연구진 부부가 '애나벨 사건'을 해결한 뒤, 자신들이 세운 박물관에 그 인형을 보관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룬다.
애나벨 인형의 기괴한 행동이 전작 '컨저링'과 오버랩되면서 관객들의 공포심은 극에 치닫는다.
제임스 완은 이 영화의 제작 단계에 참여했으며, 영화 안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장면으로 꼽히는 '엘리베이터 씬'은 그가 직접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4. 인시디어스 (Insidious)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감독 오렌 펠리는 제한된 시야 속에 관객을 가두고 극한의 심리 게임으로 초대했다.
영화 '인시디어스'는 오렌 펠리 감독과 제임스 완 감독이 만나 만든 명품 호러 영화다.
이 작품의 공포 소재는 인형에서 확장돼 '집'으로 옮겨지고, 영화는 초반부터 특유의 분위기로 긴장감을 조성해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그저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나 소리가 아니라 탄탄하고 완벽한 이야기의 얼개로 상상력을 자극해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는 영화.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