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 같은 아픔 없기를...."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기에 올라탔던 세월호가 출항한지 1081일 만에 항구에 도착했다. 길고 긴 여정이 마무리된 것이다.
3년 전 인천항에서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일반승객 104명 등 승객 476명을 태우고 출항했던 세월호가 당초 목적지였던 제주항이 아닌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차가운 바닷속에서 갇혀 있다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세월호는 곳곳에 칠이 벗겨지고 녹이 슨 채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뱃머리에 'SEWOL(세월)'이라고 적혀 있던 영어 글씨마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3년이라는 시간의 풍파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이날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지켜보기 위해 해경 경비함정에 올라탄 단원고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는 "너무도 기나긴 수학여행이었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꼭 다 찾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현재 세월호 미수습자는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 2반 허다윤, 6반 남현철, 박영인, 단원고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인 권재근, 권혁규 부자, 일반인 이영숙 등 9명이다.
3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차가운 바닷속에 갇혀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는 아직도 아들과 딸, 남편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기만 하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품 안에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모든 이들이 더욱 힘을 내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탑승해 있던 승객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으로 복역 중이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과 진상규명에 따른 책임자 처벌은 끝나지 못한 상태다.
수학여행 간다고 떠난지 3년 만에 다시 뭍으로 돌아온 세월호. 아직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수습 여부와 그동안 논란에 휩싸인 침몰 원인 등 진실은 과연 규명될 수 있을까.
앞으로 진행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다시는 이 땅에서 세월호 같은 아픔이 없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