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임요환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인 '이유' 4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테란의 황제'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역사 그 자체다.


2000년 가을에 데뷔한 그는 총 1033경기에 출전해 603승 430패(승률 58.4%)를 기록했으며 2002년에는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가 됐다.


이어 2004년에는 E스포츠 웹사이트인 ESReality의 독자들로부터 역사상 최고의 게이머로 뽑히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그의 경기를 모은 DVD가 발매돼 있을 정도이니 그의 실력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


하지만 임요환이 '최고'라 칭송받는 것은 단순히 뛰어난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최초'와 '최고'의 타이틀을 모두 석권한 임요환이 진정 최고의 프로게이머인 이유를 알아봤다.


1. 스타리그 흥행의 시작


인사이트연합뉴스


2000년 혜성처럼 등장한 임요환은 저돌적이고 전략적인 게임 스타일과 함께 미소년 풍의 외모로 팬들을 확보했다.


임요환 등장 전의 스타리그는 탁구대 위에서 경기를 진행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으며, 프로게이머들은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게임 폐인'과 같은 비난을 들으며 배를 곯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의 등장과 함께 2,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타리그는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2.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스타리그 흥행 초창기 임요환은 이윤열, 홍진호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아이디얼 스페이스'라는 초호화 외인구단에 소속돼 있었다.


안정적으로 게임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임요환은 "스타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면 발전이 없다"며 구단에서 탈퇴했다.


이후 개인 스폰서로 동양 오리온과 계약을 맺은 그는 박용욱, 김성제, 최연성 등의 신인들과 함께 4U라는 팀을 꾸린 후 사비를 들여 운영했다.

 

동양 오리온과의 계약 종료 후에는 SK텔레콤에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 냈고, "임요환만 억대연봉으로 계약하고 나머지 팀원들은 낮은 조건으로 계약하자"는 SKT에게 "팀원 모두와 정식 선수계약을 맺고 연봉을 맞춰주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해 신인 선수조차 4천 여 만원에 달하는 연봉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것이 스타리그뿐 아니라 프로리그까지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다른 나라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소규모 대회조차 버거워 할 때 리그 개최와 10만 관중 동원을 이끌어낸 것이다.


또 SK텔레콤이 스폰서에 뛰어든 이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전성기를 맞고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시작하기도 했다.


3. '병역 문제'의 해결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군대.


일반인에게도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프로게이머 들에게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은 은퇴와 다름없었다.


이처럼 프로게이머들의 짧은 선수 생명이 단점으로 지적되자 임요환은 공군과 접촉했다.


이에 공군은 '공군ACE'를 창단했고 임요환은 1기 주장을 맡았다. 이후 공군 입단에 성공한 프로게이머들은 사실상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프로게이머들이 공군을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서만 이용하고 전역 후 은퇴하는 경우가 늘어나 결국 공군ACE는 2014년 3월 4일 김승현의 전역과 함께 해체되었다.


4. 끊임없는 도전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황제라 불리던 임요환도 나이가 들며 실력이 저하됐다.


은퇴를 하거나 스타2로 전향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 그에게 SKT는 역대 최고 연봉을 제시하며 수석코치 자리를 제안했다.


하지만 임요환은 이를 거절하고 스타2 저변 확대 및 후진 양성, 그리고 30대 프로게이머의 현역 활동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스타2로 전향했다.

 

이어 저변이 넓지 않았던 스타2의 상황에서 인텔과 3억원 규모의 개인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스폰서가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또 임요환은 이 금액으로 문성원, 최재원 등을 영입해 '슬레이어스'라는 팀을 만들었고 합리적인 수익의 배분을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쌓인 소속 선수들은 '무단 이탈'을 시도하거나 "노예 계약"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고 충격을 받은 임요환은 결국 2013년 9월 26일 은퇴를 선언한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