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세월호 '마지막 항해' 나선 오늘(31일) 하늘도 울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아이들이 하늘에서 운 것 같아요.... 울지마, 이제 시작이야"


세월호가 최종 목적지인 목포신항으로 마지막 항해를 나서는 31일 새벽 5시. 진도 팽목항에는 또 다시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아이들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 듯이 이날 새벽 내린 비를 뒤로한 채 단원고 2학년 조은화 양 어머니와 허다윤 양 어머니는 팽목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딸의 영정 사진을 정성스럽게 닦고 있던 두 어머니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조은화 양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른 단원고 희생 학생들을 바라보며 "애들아, 이제 은화와 다윤이가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렴. 꼭 도와줘"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했다.


옆에 있던 허다윤 양 어머니는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고 조은화 양 어머니는 "울지마세요. 우리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라고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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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미수습자, 희생자에 대한 그리움이 깃든 진도군 팽목항. 이제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나 목포신항으로 임시숙소를 옮긴다.


분향소와 휴게소, 회의장 등은 당분간 팽목항에 남아 보존되며 파출소와 성당 등은 다른 기관이 설치한 시설은 순차적으로 철수될 방침이다.


팽목항을 떠나기 전 조은화 양 어머니는 "우리 같이 아픈 사람이 두 번 다시 없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 어머니는 현재 소형선박을 타고 세월호가 목포신항까지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마지막 항해에 나선 세월호는 31일 오후 1시 15분쯤 목포신항에 도착해 1시 45분께 접안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세월호. 이제 남은 것은 미수습자 귀환과 바닷속에 잠겨 있었던 진실이 규명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