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4명 중 1명은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도, 불안한 미래를 대비할 물질적 여력도 없다고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Ⅲ): 사회통합 국민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만 19∼75세 남녀 3천669명을 상대로 실시한 31개 항목의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 설문조사는 기초생계, 주거, 의료, 문화, 미래대비, 교육 등의 영역에서 상대적·절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문화와 미래대비 영역에서 특히 상대적 박탈경험 비율이 높게 나왔다.
질문 항목별로 보면 문화영역에서는 26.1%가 '1년에 한 번 이상 가족여행을 다녀올 수 없다'고 했으며, '정기적 혹은 종종 가족 또는 자녀와 취미생활이나 여가활동(영화, 공연)을 즐길 수 없다'고 답한 비율도 26.7%에 달했다.
미래대비영역에서도 26.3%가 '일상적이지 않은 갑작스러운 일에 대비해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또 25.4%는 '노후를 대비해 연금이나 저축을 하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인구의 약 4분의 1이 일상에서 문화활동을 즐기거나 미래를 준비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공적인 사회보험 이외의 사적보험(민간의료보험, 생명보험 등의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는 경우도 16.7%로, 상대적 박탈경험 정도가 비교적 높았다.
또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을 기념할 여력이 없는 경우'(11.1%), '자녀가 원할 때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시킬 수 없는 경우'(9.8%)에 처했다는 응답도 10% 안팎에 달했다.
이밖에 '지난 1년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과금을 기한 내에 내지 못한 경험'(5.6%)과 '식사량을 줄이거나 거른 경험'(5.2%), '자녀의 공교육비를 1개월 이상 주지 못한 경험'(3.8%), '추운 겨울에 난방을 못 한 경험'(3.1%),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던 경험'(2.8%), '집세가 밀렸거나 이로 인해 이사한 경험'(2.4%), '요금 미납으로 단전, 단수 등의 경험'(2.3%) 등 절대적 박탈감을 겪었다는 응답도 일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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