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공원 만든다고 7억 들여 만든 '왕대추' 모양 화장실

인사이트대추공원 조감도 / 경상북도 군위군청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경상북도 군위군에 위치한 대추공원의 대추 모양을 본따서 만든 화장실이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29일 경상북도 군위군청 등에 따르면 군청이 대추공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화장실에만 약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군위군은 지역 대표 특산물인 대추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9월 의흥면에 약 19억원을 들여 대추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대추공원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잔디가 있는 공터와 대추나무 몇 그루 및 거대한 대추 모양 화장실 뿐이다.


특히 6억 9,500만원이나 들인 대추 모양의 거대한 화장실은 지나친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대추공원 조감도 / 경상북도 군위군청


지역 농민단체는 "대추 화장실은 약 1평당 1700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었다.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이 정도면 아무리 잘 지어도 1평당 600만원 미만"이라며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철저히 규명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원 주변에 별다른 관광 인프라도 없어 공원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동네 화장실 하나 만드는데 7억여원의 혈세를 투입한 셈"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군위군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한건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은 "공원에 잔디와 대추나무 몇 그루를 심고 화장실 하나가 전부"라며 "대추 박물관이나 특산품을 홍보하는 갤러리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군위군 관계자는 "화장실 2층 공간에 특산물판매코너를 배치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 현재 고민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예산 낭비 의혹에 대해서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일종의 상징조형물로 재질과 공법이 다른 만큼 건축비가 과다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