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뚝 끊기면서 자연스레 일자리를 잃은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무더기로 출국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사무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4일까지 총 22일간 자진 출국한 중국인 불법체류자는 총 1106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5명과 비교하면 무려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법무부는 지난 1일부터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불법체류기간이 3년 미만인 외국인이 자진 출국할 경우 입국금지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행법상 1년 미만인 자진 출국자에 한해서만 입국금지를 면제해줬지만, 최근 제주지역 불법체류자가 급증하면서 면제 대상을 일시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 사드배치'가 이번 무더기 자진출국 현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관광금지'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제주도를 찾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급격히 감소하자, 이를 상대로 장사하던 중국인 상인 및 관광가이드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자진출국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입국금지 면제' 대상을 확대 시행했지만 실제 출국한 불법체류자는 105명에 그쳤다. 또한 올해 출국한 불법체류자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으며 몽골, 베트남, 태국이 뒤를 이었다.
제주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홍보와 단속을 벌인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효과를 봤다"며 "특히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중국관광객, 중국자본이 철수한 데 따른 일자리 감소 등도 일정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15일부터 중국인들의 한국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