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참사 1075일 만에 세월호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지난 2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세월호 인양의 가장 큰 난관이었던 사고 해역의 날씨는 지난 22일 본인양 작업을 시작한 지 나흘째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외에는 고요했다.
막바지 인양작업이 진행되던 이날 오전에는 하늘도 울었는지 팽목항에 다소 굵은 비가 내렸다. 그리고 이날 오후 9시 15분께 세월호 선체는 좌현 방향 직각으로 누운 채 선체를 완전히 드러냈다.
이날 비가 내리긴 했지만 다행히도 사고 해역의 파도는 잔잔했고 바람도 평소보다 약했다. 오전 최대 파고는 0.6m, 풍속은 2㎧를 기록했다.
세월호를 수면으로 올리고 반잠수식 선박으로 안전하게 옮길 때까지 '파고 1m·풍속 10㎧ 이내'의 기상 여건이 지속해야 했기 때문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하늘이 도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기상청 관계자는 "물살이 약한 소조기였지만 봄철 날씨가 변덕스러 것을 감안하면 나흘 넘게 파도가 잔잔했던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뒤 맞은 첫 주말인 이날 오후에는 우산을 쓴 추모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 선체가 목포 신항으로 옮겨지기까지 사전 작업이 이뤄지는 26일에는 대체로 흐린 날씨를 보이며 비 소식은 없다고 광주지방기상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