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희대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전격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다"는 선고문을 남기며 재판관 전원 일치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이날 매주 촛불집회에 참가해 '최순실 게이트' 핵심인물들의 책임을 물어왔던 국민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파면'을 누구보다 기다렸을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숱한 견제와 제재를 받아왔던 문화예술인들이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아와야 했다.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꿋꿋이 소신을 지켰던, 그래서 '박근혜 파면'을 누구보다 기뻐했을 대표 연예인 10명을 모아봤다.
1. 김혜수
배우 김혜수는 2015년 5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청와대가 작성한 문화예술계 9743명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당시 김혜수는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해 너무 미안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
2. 정우성
영화 무대인사에서 "박근혜 앞으로 나와!"를 외치며 남다른 패기를 선보인 배우 정우성 역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정우성은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기득권 세력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요구의 강요에 저항하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며 "(여러분) 신경 쓰지 마세요. (리스트는) 그들이 만든 것이지 우리는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 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3. 송강호
배우 송강호는 김혜수와 마찬가지로 2015년 5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동참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앞서 송강호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그린 영화 '변호사'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이후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차기작으로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4. 김제동
세월호 및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방송인 김제동은 이미 블랙리스트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특히 김제동은 故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 노제 사회를 본 이후 KBS에서 갑자기 하차해 '방송 탄압'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5. 이승환
가수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혀왔다. 자신의 건물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특히 이승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자 태극기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재해 관심을 모았다.
6. 유아인
평소 정치적·사회적 발언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로 유명한 유아인은 과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이승환과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가 있던 날 유아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고 적힌 방송화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7. 윤종신
가수 윤종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가족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던 윤종신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의 '헤어롤'을 두고 "짠하고 뭉클"하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8. 차인표
배우 차인표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2016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뒤 "어둠은 빛을 가릴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시의성이 담긴 차인표의 소신 발언에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아낌없는 지지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9. 유지태
배우 유지태는 지난 10일 열린 '2017 케이블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박근혜 파면'과 관련 남다른 수상소감을 전했다.
당시 유지태는 "오늘 아침 뉴스를 보는데 깜짝 놀랐다. 이제는 무언가 달라지겠구나 싶었다"고 말하면서 '박근혜 파면'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대부분의 스타들이 최대한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유지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10. 양희은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상록수'를 열창했던 가수 양희은 역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특히 양희은은 과거 70~80년대에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상록수' 등 시대에 저항하는 민중가요를 불러 방송정지를 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