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4일(금)

성대한 퇴임식 거절하고 '9분' 만에 퇴임식 끝낸 이정미 재판관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평소 검소하고 소탈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성품이 퇴임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는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의 퇴임식이 열렸다.


이날 이 권한대행 퇴임식에 소요된 시간은 고작 9분.


'박근혜 파면'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뒤라 많은 이들이 성대한 퇴임식을 예상했지만 이번 퇴임식은 가족과 지인들도 부르지 않고 소박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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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권한대행은 국기에 대한 경례, 퇴임사, 꽃다발 증정 순으로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보좌하던 직원들이 읽는 송별사는 생략했다.


재직 기념 감사패 증정도 건너뛴 이 권한대행은 직원들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는 것으로 퇴임식을 마무리했다.


퇴임사도 길지 않았다. 자신의 업적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노고와 앞으로의 희망을 짧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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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권한대행은 "비록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9분여의 퇴임식이 끝나고 이 권한대행은 청사 내부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대개 청사 건물을 배경으로 마지막 사진을 남기는 전 퇴임 재판관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이 권한대행은 청사 지하에 위치한 '구내식당'에서 함께 고생한 8명의 재판관과 오찬을 가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