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2017년 3월 13일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5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 것.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이 결정된 '자연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하지만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에 도착한 후 내놓은 입장을 보면 죄송함과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듯 했다.
대한민국의 대의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공권력 남용', '뇌물수수' 등 전직 대통령이란 칭호조차 아까운 그녀가 세운 '최초의 기록'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많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같은 것들인데, 이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세운 최초의 기록은 7가지나 된다.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과 함께 세워진 '자연인' 박 전 대통령의 최초의 기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최초의 부녀(父女)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익히 알다시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째딸이다. 12살 때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 들어간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청와대를 떠났다가 33년 3개월 만에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돌아왔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 중 부녀(父女)가 대통령을 한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미국의 경우 조지 부시 부자와 존 애덤스 부자가 '부자(父子) 대통령'을 한 사례가 있었다.
2. 최초의 독신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왔으며, 그간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결혼을 한 상태에서 대통령에 취임했다. 임기 중 이혼을 한 사례도 없다.
3. 최초의 과반 득표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절반이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최종 득표율은 51.6%로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 기록한 과반 득표였다.
4. 최초의 여성 대통령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봤을 때도 여성이 대통령(총리 등 국가원수)을 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5.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통령
1970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던 박 전 대통령. 당시 그녀의 꿈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과학 기술 입국의 대의를 잇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정무직 이공계 비율은 6.72%로 이승만 정부(15.82%), 전두환 정부(7.39%), 김대중 정부(11.32%), 노무현 정부(10.56%)보다 밑돌았다.
6. 최초로 퍼스트 레이디와 대통령 업무를 모두 수행
박 전 대통령은 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서거 이후 어머니를 대신해 5년 동안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7. 최초로 청와대에서 2번이나 퇴거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에 의해 살해된 후 박 전 대통령은 첫 번째로 청와대에서 퇴거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12일 오후 청와대를 퇴거해 삼성동 자택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에서 두 번째로 퇴거한 것이었다.
8.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을 선고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되었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