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유럽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스스로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유럽 여행'을 보란듯이 해내고 돌아온 휠체어 장애인 홍서윤 씨의 아름다운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13일 다음 스토리펀딩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전'에는 유럽여행기를 펴낸 휠체어 여행가 홍서윤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올해 서른 살이 된 홍씨는 10살 때 찾아온 불의의 사고로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다.
그녀는 장애를 얻고 처음 병원문을 나섰을 당시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뒤집기부터 걸음마, 젓가락질, 차를 타는 법, 연애하는 법, 친구를 사귀는 법까지 온통 처음부터 다시 새로 배워야 했기 때문.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녀는 2013년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KBS 장애인 앵커 공채에 합격할 만큼 도전 정신과 끈기를 지닌 여성으로 성장했다.
그런 홍씨가 서른을 한 해 앞둔 지난해 새로운 탐험에 도전했다. 홀로 유럽여행을 떠나는 것.
많은 이들이 우려했고 본인조차 확신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유럽여행을 포기해야 할 이유도 딱히 없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파리 몽마르뜨 언덕을 오르다 휠체어 바퀴가 터지는가 하면 엘리베이터가 없는 숙소를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일반인들도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이었다. 그녀는 휠체어를 타고 남들처럼 도시 곳곳을 누볐고, 30일간 유럽 7개국 25개 도시에 발자취를 남겼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홍씨는 장애인도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를 설립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팁을 담은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를 펴냈다.
홍씨는 "평생 '장애는 단지 조금 불편함일 뿐이지 비정상이 아니다'라는 은사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며 "나도 남들처럼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도전이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도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