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강남구 삼성동 집에는 12일 오후 늦게까지 짐을 옮기는 차량이 들락날락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인사를 마치고 집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은색 카니발 차량이 오가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짐을 날랐다.
무슨 이유에선지 이미 포장이 된 물건을 옮기면서도 보안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였다.
박 전 대통령이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약 45분쯤 지난 오후 8시 30분께 카니발 차량이 집 앞에 도착했다.
차량에 탄 사람들은 앞 유리창을 남색 니트로 가리고, 차 옆으로 110㎝ 길이 검은색 우산 2개를 펼쳐 카메라를 피했다.
옆 초등학교 후문에서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은 사다리 위에 올라가거나 까치발을 들어야 했다.
차량 문이 열리고 나온 것은 불투명한 비닐로 똘똘 말린 커다란 물체였다. 부피에 비해 무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약 2시간 뒤인 오후 10시 20분께 같은 카니발 차량이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 집 정문에 바짝 붙여 차를 세웠고 또다시 검은색 장우산을 펼쳤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정장 바지를 입은 남성 4명이다.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지만 경호실 인력이 짐을 들고 간 것으로 추측된다.
박 전 대통령을 집 앞에서 맞이한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때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허 수석은 생각에 잠긴 듯 집 앞을 배회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듯 문 앞에서 10분 넘게 기다렸으나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박 전 대통령 집 안에는 오후 11시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지지자 일부는 이때까지 남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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