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집에 놀러가면 뭘 해도 신이 날 것만 같다.
함께 라면을 끓여 먹고 편하게 누워 킬링타임용 영화만 봐도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남자친구의 집은 여자들이 피하고 싶은 것 투성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남자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홀딱 깨는 순간' 10가지를 선정해 봤다.
1. 담배 찌든 내가 나는 방
남자친구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담배 냄새는 그야말로 지옥이다.
벽지와 천정까지 누렇게 담배 연기에 찌들었다면 찜찜한 기분은 배가 된다.
비흡연자일 수록 더 곤욕스러울 것이다.
2. 변기에 있는 적나라한 소변 자국
생리현상이 밀려와 남자친구 집 화장실 문을 열 때 방심하면 안되는 것이 바로 소변 자국이다.
혼자 사는 남자친구는 편하게 서서 볼 일을 볼 수도 있겠지만 변기에 튀긴 선명한 소변 자국은 비위를 상하게 한다.
그대로 변기에 앉을 수도 없으니 헛구역질을 하며 닦아내야 한다.
3. 음식 없이 술만 가득한 냉장고
'내가 집에 방문한다고 했으니 뭐라도 사놨겠지'라고 생각 했다면 실망은 배가 된다.
남자친구의 집 냉장고는 술을 차갑게 유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맥주부터 소주, 막걸리까지 냉장고가 알코올로 빼곡히 들어차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그가 알콜 중독자는 아닌지 의심이 들것이다.
4. 컴퓨터 바탕화면에 떡하니 있는 야동
컴퓨터를 켰을 때 '노모'부터 '미시'까지 상세한 제목이 적힌 야한 동영상 파일을 발견하면 눈이 번쩍 떠진다.
민망한 영상을 잘 보이는 바탕화면에 놔둔 것을 보면 남자친구에 대한 환상이 깨진다.
5. 잔뜩 구비해 놓은 콘돔
중요한 순간에 서랍장을 뒤지더니 익숙한 듯 콘돔이나 성인용품을 꺼낸다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언제든 관계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은 남자친구의 구비력은 '집에 다른 여자를 들이지는 않았나' 하는 의심까지 부른다.
6.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옛 애인의 사진과 물건
남자친구의 집에서 옛 애인과 찍은 다정한 스티커 사진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당신의 남자친구는 전 연인의 흔적이 분명함에도 흔들리는 눈빛으로 대충 얼버무리려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마딱드리게 되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지 않은 남자친구에게 실망해 애정이 완전히 식어버릴지도 모르겠다.
7. 벽에 붙어 있는 걸그룹 & 애니 포스터
"라이벌이 걸그룹과 2D 애니메이션 캐릭터라니..."
남자친구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걸그룹이나 2D 여성들의 포스터, 피규어를 발견하면 왠지 모를 배신감에 시달릴 것이다.
또 남자친구가 비현실적인 그녀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묘한 패배감을 느끼게 된다.
8. 정리정돈 안된 방과 쌓아둔 쓰레기 더미
멀끔한 남자친구의 집이 상상 이상으로 더럽다면 환상이 깨지는 건 시간문제다.
빨래더미부터 쓰레기, 심지어 먼지까지 가득 쌓여 금방이라도 바퀴벌레가 나올 것 같은 공간은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여자친구는 당장 집을 떠나고 싶을 것이다.
9.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기다리고 있는 남자친구
여자는 대부분 애인의 집에 처음 방문한다는 사실에 들떠있다.
하지만 잔뜩 꾸민 나와 달리 동네 백수 행색을 한 남자친구가 문을 열어준다면?
무릎이 다 늘어난 추리닝에 넥라인이 헤진 T셔츠를 입고 있는 남자친구에게는 이성적 텐션을 느낄 수 없다.
10. 하루 종일 스킨십만 하길 원하는 남자친구의 태도
여자의 '놀기'와 남자의 '놀기'는 애초에 의미가 다른지도 모른다.
남자친구네 집에 갈 때는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같이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는 상상을 한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침대에 누워 TV만 보면서 하루 종일 스킨쉽만 시도한다.
식사는 대충 라면으로 때우고 별다른 대화도 없이 달라붙는 남자친구에게 홀딱 깨지 않을 여자친구는 없을 것이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