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대한항공)이 "가장 걱정했던 10,0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분 좋다"라며 "지금 분위기를 이어가 좋은 성적으로 아시안게임을 마치겠다"라고 밝혔다.
이승훈은 22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2월 초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팀 추월 경기 중 넘어져 본인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쪽 정강이를 베이는 상처를 입었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려 했지만, 후배들에게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부상을 안고 있던 이승훈은 남자 최장거리 종목인 10,000m 출전 여부를 놓고 대회 개막 이후에도 고민했다.
이승훈은 "(20일)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10,000m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출전을 결심했다"라며 "작전대로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승훈은 초반 레이스에서 체력을 아끼다 막판 스퍼트를 높이는 작전을 펼쳤다.
작전은 적중했다.
경쟁자인 일본 츠치야 료스케는 7,600m 구간까지 이승훈을 앞섰지만, 이후 체력 난을 드러내며 랩타임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승훈은 "막판 기록 싸움으로 전개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대로 됐다"라며 "오랜만에 랩타임을 안정적으로 기록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10,000m를 마친 이승훈은 곧바로 남자 팀 추월 경기에 출전한다. (3분44초68를 기록하며 금메달 획득. 이승훈 대회 3관왕)
그는 '체력적인 문제는 없나'라는 질문에 "10,000m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분위기는 좋아졌다"라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몸 상태를 묻는 말엔 "경기를 소화할수록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이승훈은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태극기 양옆엔 일장기가 올라갔다.
이승훈은 이에 관해 "태극기가 일장기 사이에서 올라가 기분은 좋았다"라며 "다만 후배들이 옆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진영(강원도청)은 8명의 선수 중 6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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