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는 보기도 믿기 어려운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20일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제15차 변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때 박근혜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인이 변론을 요청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그 내용을 묻자 김 대리인은 "내가 당뇨 질환이 있는데 변론을 해야겠다. 어지러워 점심을 먹은 후 변론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김 변호인의 돌발 요청을 승인하면 양측 대리인과 재판관이 오후에 다시 나와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이정미 권한대행은 다음에 변론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변호인은 대뜸 화를 내며 고성을 질렀다. 그리고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 변론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재판 진행은 재판관이 하는 것"이라며 변론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 변호인은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냐. 나는 오늘 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다른 대통령 대리인들까지 나서 김 변호인을 말려야 했다. 김 변호인의 기행에 같은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들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변론 뒤 열린 브리핑에서 이중환 대통령 변호인은 "변론 하려던 내용은 저희와도 상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13일 출간된 '탄핵을 탄핵한다' 책의 저자이자 소설가 김동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