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 회사가 나한테는 인생이나 마찬가지인데... 내 삶이 무너지는 기분입니다"
'김과장' 남궁민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를 건넸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김과장'에서는 탈세 공모 및 사문서 위조 혐의를 받은 김성룡(남궁민)이 회사에 쫓길 위기에 처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성룡은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회사 복도 구석자리인 '제2대기실'로 발령을 받으며 벼랑 끝에 내몰리는 위기에 처했다.
복도 구석자리에는 이미 총무부의 오 부장이 쫓겨나 있었고 김성룡은 오 부장과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절망에 빠진 오 부장은 살아야 할 의욕을 잃어 자살을 결심하고 옥상 위로 올라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고 뒤늦게 이를 알게된 김성룡은 윤하경(남상미), 추남호(김원해)과 함께 옥상에 달려가 오 부장을 붙잡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오 부장은 "회사가 나한테는 인생이나 마찬가지다. 내 삶이 무너지는 기분이다"며 "내가 잘못 살아간 것이다. 내가 마무리를 잘못한 것이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김성룡은 "인생은 무슨 회사는 그냥 회사지. 빌어먹을 회사다"며 "부장님 삥땅 쳐봤냐. 해먹어봤냐. 남의 돈 가지고 장난쳐봤냐고. 근데 뭘 잘못살아. 이 양반아 잘만 살았구만"이라고 달랬다.
그러면서 "남의 돈 다 해먹고 죄책감 하나 못 느끼는 그런 새끼들도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데 오 부장이 왜 요단강을 가냐"며 "그딴 새끼들이 거기 올라가 있어야 한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성룡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사진보니까 딸이 예쁘더만. 결혼식에 아버지없이 빈자리 보면서 눈물 흘리게 만들거예요?"라며 "울어서 신부 화장 다 지워진다. 내려오세요. 멋진 형님. 나 손시려 죽겠다"고 오 부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 부장은 손을 내민 김성룡의 손을 꼭 잡고 옥상에서 내려와 울부짖으며 "나 정말 열심히 살았다. 부끄럽지 않았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성룡은 "다 안다. 나는 부장님 관상만 봐도 안다"며 "눈 착 쳐진게 엄청 선하게 생겼다. 사람이 그런 일 가지고"라고 말해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김성룡의 대사는 극중 오 부장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과 아버지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