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특별한 날 가족끼리 찾았던 애슐리, 다시는 가지 않을 거에요"
가족과 함께 웃음꽃이 피어야 할 '외식' 자리는 가족 모두에게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다.
지난 8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34세 A씨는 인사이트에 집 근처 애슐리에서 겪은 황당한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딸 아이의 발레 공연을 관람한 뒤 아이의 소원대로 애슐리를 찾았다. 행복한 저녁을 기대했던 A씨 가족은 얼굴만 잔뜩 찡그린 채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날 A씨는 애슐리에 방문하자마자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스파이시 치킨스튜'를 접시에 담아 자리로 가져왔다.
AI(조류독감) 여파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닭고기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익힌 닭고기는 안전하다는 말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런 안도감도 잠시, A씨는 "'스파이시 치킨스튜'를 몇 입 베어먹자 속 살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며 "닭고기를 보니 익지 않은 상태였고 피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10년 경력의 중식 요리사인 A씨 남편은 매장 직원에게 닭고기가 덜 익었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매장 직원들의 반응은 더욱 황당했다고 한다.
그는 "조리하는 직원과 매장 지점장까지 모두 피가 나오는 닭고기를 보면서 '제대로 익은 것'이라고 우겼다"며 "닭고기 속이 빨간 것은 헤모글로빈 응고 현상이라는 설명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요리사인 남편이 응고 현상도 구분 못하지는 않는다"며 "피가 나오는 상황에서 누가봐도 '덜 익은' 닭고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점장은 '본사에서 다 조리된 것이 들어와서 오븐에서 데워 나가기만 하는 것'이라고만 변명했다"며 "'메뉴얼'대로 했기 때문에 익은 것이 맞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답답해했다.
이러한 대응에 A씨는 "요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본사에서 시키는 '메뉴얼' 대로만 하다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무책임한 대응에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에서 내놓은 해명 역시 A씨가 들렸던 애슐리 지점의 지점장과 일맥상통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는 "애슐리에서 조리한 닭고기 요리가 덜 익었다는 손님들의 컴플레인은 종종 발생해 최근 조리 방법을 바꿨다"며 "원칙적으로 닭고기 요리는 가공업체에서 100% 익혀서 매장으로 배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줄이 섞여 들어갔으면 100% 익은 상황에서도 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본사에서 내려온 지침만을 그대로 따르다 보니 손님을 황당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또한 이랜드 외식사업부에 확인한 결과 애슐리 '스파이시 치킨스튜'에 사용된 닭고기는 국내산이었다.
전국적으로 AI가 퍼진 상황에서 소비자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애슐리의 행태는 최근 발생한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 사태와 맞물려 신뢰도를 점점 떨어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