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개그맨 김영철이 밝은 캐릭터 뒤에 숨겨왔던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고백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는 홍대 앞 거리에서 그간 자신이 살아 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는 김영철의 버스킹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영철은 "제가 왜 이렇게 공약을 잘 걸고 다짐을 잘 하나 생각을 해봤더니 입방정을 잘 떨더라"며 "왜 이렇게 입방정을 떨게 됐나 봤더니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배웠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큰형이 간식을 사준다고 치킨을 사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그날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고 어렵게 큰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치킨을 사들고 금방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던 형의 예기치 못한 사고 소식에 김영철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영철은 "사실 형이랑 함께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형한테 문득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예전에 매일매일 그리워했던 것에 비해서는 지금은 조금씩 형에 대한 그리움이 예전 같지 않다"고 형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형제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형을 낳으신 엄마의 마음은 어떨지 늘 생각했다"며 "하지만 형의 장례식 이후 엄마의 눈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궁금했던 김영철은 엄마에게 "살면서 눈물 날 정도로 슬픈 적이 없었냐"고 여쭤봤다. 돌아왔던 답변은 가족들이 안 볼 때 많이 우셨다는 한마디였다.
김영철은 "엄마가 장독 뚜껑을 열다가도, 빨래를 걷다가도 우셨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그렇게 울다가도 통화하다 웃고 TV를 보고 웃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그렇게 엄마처럼 웃으니까 웃을 일이 생기더라"며 "그 이상은 슬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고 덧붙였다.
그 뒤로 김영철은 달라졌다. 뭐든지 입 밖으로 내뱉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김영철은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는 것처럼 '말하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삶의 교훈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웃음 뒤에 감쳐왔던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시민들에게 희망을 전한 김영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김영철을 향해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