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사옥 근처에 직업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조각상이 설치됐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를 상징하는 '방진복 노동자상'이 설치됐다.
유미 씨는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1년 8개월 만에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07년 3월 사망했다.
이후 비슷한 질병으로 지금까지 7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삼성 측은 직업병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반올림)는 1년 넘게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농성 중이다.
이날은 유미 씨가 사망하고 삼성 직업병 문제가 제기된 지 10년째를 맞아 새로운 조각상 제막식이 열렸다.
조각상 설치 과정에서 이를 막는 삼성 직원, 경찰과 반올림 측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조각상은 결국 농성장 앞 벤치에 설치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들이 삼성전자를 노려보고 있는 듯하다.
한편 반올림 측은 기존의 작고 약하고 상처 입은 피해자의 전형처럼 보이는 조각상에서 탈피해 덩치가 크고 강하며 삼성에 힘있게 문제제기하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성인 남성보다 큰 크기로 새로운 조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