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키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키가 2cm 정도 더 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와 캐나다 몬트리올대, 영국 엑시터대 등 약 280개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연구그룹 '자이언트'(GIANT)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1일 자에 발표했다.
사람의 키는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키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전 세계 71만1천428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83개의 특이한 돌연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중 'STC2'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사람은 1천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데, 이 경우 정상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 비해 2cm가량 키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사람의 성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만일 이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이 있다면 성장이 더딘 사람을 위한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4년에 25만 명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키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700개를 발견한 바 있지만, 당시 수 cm 차이를 내는 돌연변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울러 이번에 뼈와 연골발달, 성장호르몬 생산 등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여럿 발견됐다.
한편 연구진은 키 유전자 분석이 '맞춤형 의학'의 첫걸음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기욤 레트르 몬트리올대 교수는 "유전자 정보는 우리가 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해 준다"며 "만일 성인의 키 차이를 유전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이를 활용해 심장병이나 암 등의 질환을 예측하는 도구로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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