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순실 씨는 마무리 직전에 증인들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씨는 재판부를 향해 "제가 얘기하지 않은 거나 사실과 다른 게 많이 나오고 있다"며 "증인에게 변론 기회를 좀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 소환되는 과정에서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며 소리치며 공개적으로 억울함을 토로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미르·K재단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연일 이어지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지자 자신도 직접 증인에게 질문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을 비롯해 재단 관계자들은 최 씨가 'K스포츠재단을 1천억 원 규모로 늘릴 수 있게 기업 출연금을 받아낼 기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해왔다.
이에 최 씨는 재판장이 "변호인과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물어볼 시간을 주겠다. 증언을 듣고 얘기할 게 있는가"라고 묻자 "제가 체육을 몰라서 이 사람들이 기획한 걸 갖고 의견을 제시한 게 있는데 마치 내가 모든 걸 앞장서서 한 것처럼 돼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기업에 내가 1천억 원을 얘기했다는 건 너무 황당무계한 얘기"라며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얘기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은 시작한 지 12시간이 지난 밤 10시 40분께 끝났으며, 재판부는 다음 달 6일 공판에서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고영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