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을 맞는 설날인 28일은 13주 만에 촛불집회가 없는 토요일이었지만, 도심에서는 합동 차례와 탄핵 반대단체의 소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 16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합동 차례가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인 유족들과 시민들은 300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떡국과 도넛, 과일과 고기, 산적, 전 등을 얹은 차례상을 차려놓고 묵념과 추고 발언을 이어가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참사 이후 세 번째 맞이하는 설 차례상인데도 유족들은 애끊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훔치고 불거진 눈시울로 차례 현장을 지켰다.
지나는 시민도 차례에 동참해 흰 국화를 영정 앞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차례를 마친 뒤에는 떡국을 나눠 먹었다.
앞서 오전 10시에는 세월호분향소에서 몇 m 떨어진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캠프에서 예술인들과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동 차례가 있었다.
이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폐지', '세월호 진상규명' 등 희망과 염원을 담아 붓으로 축문을 써서 읽고는 시민들이 준비해온 떡국을 나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작년 10월 29일부터 이어 왔던 주말 촛불집회를 이날 열지 않기로 했다.
가족·친척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비롯된 현 시국에 관해 적극적으로 '정치 얘기'를 하자는 취지였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탄핵반대 단체들도 주말마다 벌였던 대규모 집회를 이날 쉬었다.
다만 다른 탄핵반대 단체인 '자유통일유권자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서울광장에서 비슷한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널찍이 늘어서서 서울광장의 ⅓가량을 차지한 채 '헌법재판관님 탄핵만은 절대로 안 됩니다', '계엄령을 선포하라', '탄핵반대' 등 피켓을 들고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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