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4층 전체가 완전히 불길에 휩싸여버린 초등학교에 '굴착기'를 몰고 뛰어든 용감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16일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무사히 구출한 안주용 씨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 초등학교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학생들이 수업 중이던 교실 건물로 빠르게 번졌다.
이에 고학년 학생들은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1, 2학년 학생 20여 명과 교사가 교실 창문 밖 4미터 높이 난간으로 불길을 피해 몰려드는 위험한 상황까지 갔다.
다행히 이 학교와 약 300m 떨어진 공사 현장에서 근무를 하다 화재를 목격한 굴착기 기사 안주용 씨는 곧바로 굴착기를 몰고 학교로 달려왔다.
특히 굳게 닫힌 학교의 철문 때문에 소방차가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자 안주용 씨는 곧바로 굴착기로 철문을 부순 뒤 학생들이 고립된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연기가 자욱해 건물 안으로 진입할 수 없었고 안씨는 굴착기에 달려 있는 '버킷'를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안씨는 버킷을 고립된 아이들과 교사가 있는 쪽으로 올린 뒤 두세 명씩 태워 지상으로 실어 날랐다.
이 화재는 30분 만에 4층 건물이 모두 탈 만큼 큰 사고였지만 안씨와 인근 공사장 근로자 40여 명이 달려와 도운 덕분에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안주용 씨는 "진입할 때는 조금 무서웠다. 그러나 저보다 아이들이 더 무서워할 것 같아서 그냥 아이들만 보고 갔다"고 전했다.
이번 선행으로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받은 안주용씨는 "3남매 아빠로서 이번 일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며 "그날 현장에 달려온 근로자들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