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미국의 첫 '힙합 총사령관'이다"
22일 AP통신은 지난 20일 백악관을 떠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어떤 전임자보다도 흑인 문화로부터 발전한 힙합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표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 제이지와 카녜이 웨스트의 랩 가사를 인용했다. 또 나스, 찬스 더 래퍼, 모스 데프, 메소드 맨 등 힙합 아티스트 노래가 담긴 음악 스트리밍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에 가장 사랑한 노래로 래퍼 켄드릭 라마의 '하우 머치 어 달러 코스트(How Much a Dollar Cost)'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워싱턴DC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 축하 공연에서는 힙합그룹 퍼블릭 에너미의 멤버 척 디가 선보인 랩을 따라 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8년 임기 동안 수많은 흑인 래퍼가 백악관을 방문했다.
그는 커먼, 빅 숀, 왈레, 켄드릭 라마 등 많은 랩 스타가 백악관에서 공연을 펼치고 정치 토론에 참여하도록 길을 닦았다.
1800년대부터 백악관에서 콘서트는 자주 열려도 공연 아티스트 중 래퍼는 극소수였으며, 래퍼들이 본격적으로 백악관에서 랩을 선보인 것은 오바마 정권부터다.
작년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니키 미나즈, 릭 로스, 루다크리스 등 인기 래퍼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흑인 청소년의 잠재력 개발을 돕는 '마이 브라더스 키퍼'(My Brother's Keeper) 계획과 미국의 사법 개혁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많은 래퍼가 임기를 마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찬스 더 래퍼는 지난달 TV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오바마 전 대통령 헌정 크리스마스 코너 '징글 버락'(Jingle Barack)에 참여했다.
힙합을 사랑한 전임 대통령을 두고 래퍼 나스는 "힙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힙합 팬"이라고 찬사를 보냈으며, 아이스큐브는 "이런 대통령을 또 보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켄드릭 라마는 "랩 아티스트들에게 백악관을 방문할 기회를 준 오바마에게 힙합이 빚을 졌다"고 감사하는 뜻을 밝혔다.
DJ 칼리드는 "오바마는 항상 다양한 방식으로 힙합을 표현했을 뿐 아니라 모든 문화를 대변했다"며 "그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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