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JTBC 손석희 앵커가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지난 19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공사 과정을 빗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우선 손석희 앵커는 "총 463개의 계단을 걸어 오르면 머리 위엔 하늘이, 눈 앞엔 아름다운 중세 거리가 펼쳐진다"며 산타 마리아 델 피로레 성당, 즉 두오모 성당의 매력을 설명했다.
손 앵커는 "이 성당은 평민들의 피와 땀이 모여 오랜 세월에 거쳐 지어졌다"며 "13세기에 설계에 착공해 14세기에 이르러서야 건축물 대부분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성당을 덮을 '돔'을 지어내는 기술이 부족했다. 손 앵커는 "피렌체 사람들은 기다렸다"며 "언젠가 기술은 진보할 것이고 돔과 함께 성당이 완성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기다린 세월이 무려 '100년'이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이 '두오모 성당'의 사례를 통해 이날 새벽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부장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한 것을 돌아봤다.
손 앵커는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 기각 사유가 나왔지만 이 부회장의 혐의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이제 겨우 석 달이란 시간을 보냈을 뿐이다"며 "게다가 앞으로 기다릴 날은 아마 그보다 짧으리라는 것. (대통령) 탄핵 여부는 곧 다가올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경유착의 악폐 끊는 일이 판사 한 사람에 의해 멈춰 설 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가슴이 뻐근해지도록 만들었다.
손 앵커는 마지막으로 "10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훗날, 총 463개 계단을 한 발 한 발 걸어 올라서면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라며 두오모 성당 정상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전경을 소개하며 브리핑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