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녀상 설치 등을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일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를 지적하며 도발을 하고 나섰다.
교도통신은 20일 일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독도' 표기를 하지 말아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외무성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의 홈페이지 지도 등에 'Dokdo(獨島)'라며 한국령으로 표기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조처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외무성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가 일본의 영토라는 입장을 다시 전하면서 올림픽에서 정치선언을 금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헌장에 위반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담당자가 일본측의 요청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만 답하며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측은 독도 표기가 있는 지도의 동해(EAST SEA·東海) 표기와 홈페이지 내 별도 창의 독도 소개 페이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홈페이지에서 독도를 '한국의 최동단'이라고 소개하며 "한국 사람들이 독도를 지키는데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영토인 독도가 마치 영토 분쟁지역인 것처럼 올림픽헌장 50조를 내세우며 이 같은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헌장 50조는 '올림픽이 열리는 그 어떤 공간에서도 정치·종교·인종적 차별에 대한 선전활동은 금지한다'고 적고 있다.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선전활동에 해당한다는 억지 주장을 편 것이다.
일본 측이 이처럼 평창 올림픽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를 지적하고 나선 것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를 더 얼어붙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지난 9일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본국으로 일시 귀국 조치한 뒤 이날까지 12일째 한국에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억 엔을 받았으니 한일합의를 이행하라"고 말하면서 한국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고,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 정부가 "소녀상과 독도의 연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독도의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대 뜻을 표하며 갈등 진화를 시도했지만, 같은 날 아베 총리는 "한국 측의 자세에 변화가 없으니 일본 측이 먼저 움직일 필요 없다"며 이번 주 중 대사를 한국에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강경 자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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