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할머니도 모르게 위안부 피해 위로금 '1억원' 입금한 여가부

인사이트지난 14일 100세 생신을 맞은 김복득 할머니 모습 / 연합뉴스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일본 정부가 지급한 예산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피해 당사자도 모르게 위로금 지급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복득 할머니를 위한 위로금을 지급했다. 여성가족부는 화해·치유재단 설립을 허가하고 사업 계획을 승인했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김 할머니에게 총 1억원을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본으로 받은 10억엔 중 1억원을 지급한 것도 문제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재단 측이 김 할머니의 계좌로 지급하면서 할머니는 위로금이 입금된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이다.


김 할머니는 자신의 통장을 가족 중 한 명에게 맡겨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송도자 통영거제시민모임 상임대표가 총 1억원의 위로금이 입금된 통장을 공개했다 / 연합뉴스


할머니 통장을 관리하는 가족이 입금 전 위로금 수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입금된 위로금을 어떻게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994년 한국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공식 등록한 김 할머니를 도와 온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최근에야 우연한 계기로 위로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이 최근 김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이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재단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그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위안부 피해자 측과 무리하게 접촉해 당사자가 아닌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화해·치유재단 직원들이 김복득 할머니를 수차례 찾아와 위로금을 받을 것을 강요해 할머니가 정신적 충격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일본이 준 '1억' 받으라는 말에 의식 잃고 쓰러진 위안부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일본 정부로부터 온 '1억원'을 받으라는 권유에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던 사실이 폭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