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영화배우 등 1만 명이 넘는 문화예술 인사들이 포함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 본격 작성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경향신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2014년 5월부터 블랙리스트 작성이 시작됐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던 시절 정무수석실 국가정보원장의 도움을 받아 리스트를 완성한 뒤 문체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개된 문화예술계 검열 대상에는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김혜수, 박해일, 영화감독 박찬욱 등 1만 명이 넘는 문화계 인사들이 포함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배우 송강호는 지난 2014년 5월 27일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할 당시 소감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소신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인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영화 시사회나 사인회 등을 취소하거나 추모 형식으로 진행하는 등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해 애도를 표해왔다.
더 나아가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하거나 '세월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문학인 시국선언'에 참여했는데, 이를 이유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이다.
특검은 이 같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반정부 여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성돼 관련 활동과 행사를 억제하고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한편 이르면 이번 주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 장관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추궁할 방침이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