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갑자기 힘없이 쓰러진 로봇 원숭이를 본 진짜 원숭이들은 다 함께 친구의 죽음을 슬퍼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BBC는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스파이 인 더 와일드(Spy in the Wild)'의 일부분을 공개했다.
BBC는 생생한 자연의 모습을 담기 위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에 '스파이'를 보냈다. 녀석들과 유사한 모습으로 위장한 카메라 로봇을 보내 밀착 취재를 시도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인도의 한 사막에서 서식하는 랑구르(Langur) 원숭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녀석들은 원숭이로 위장한 로봇 주위를 맴돌며 새로운 친구를 환영하고 함께 어울리려 한다. 소심하게 뒤에서 꼬리를 만지작거리며 관심을 끄는 원숭이도 있다.
그러다 갑자기 로봇 원숭이가 쓰러지자 원숭이들은 로봇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툭툭 건드려 보거나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 원숭이들은 로봇 원숭이가 죽었다는 것을 직감한 듯이 하나둘 슬픔에 잠긴다. 주위에 모여 짠한 눈빛으로 로봇을 바라보는가 하면 서로 끌어안고 슬픔을 나누는 모습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매튜 고든(Matthew Gordon)은 "처음에는 단순히 야생동물을 밀착 취재하려고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며 "녀석들의 어떻게 감정을 느끼고 나누는지를 직접 볼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 원숭이를 자신의 친구로 여기고, 친구가 죽자 진심으로 슬퍼하는 원숭이들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