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위안부' 소녀상을 놓고 일본 정부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성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했던 '위안부 백서'가 결국 무산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해온 정부 주도의 '위안부 백서'를 발간하지 않고 민간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종합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2017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브리핑 자리에서 "위안부 백서는 현재 진행 중인 민간 용역 연구 결과를 올 상반기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 의견을 싣는 보고서와 화해치유재단 후속 사업, 합의와 관련된 내용과 정부 의견이 혼합이라서 완벽하게 백서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뜻이다"라며 "위안부 백서 출간이 취소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여성가족부가 추진해오던 각종 '위안부' 관련 사업들이 축소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목표했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이와 관련한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또한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에 대한 올해 예산도 대폭 축소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위안부 백서 역시 발간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지난 2016년 6월 여성가족부는 위안부 백서를 발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위안부 관련 기록물이 정부가 담당하고 지휘하는 '백서'가 아닌 간행물 형식의 보고서로 축소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