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종로 건물붕괴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남긴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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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나에게 언제나 좋은 아버지셨습니다..."


서울 종로구 건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켜보며 아버지가 무사히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던 아들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지하철 종로3가역 인근 호텔 철거현장 붕괴되면서 매몰됐던 인부 김모(60) 씨는가 싸늘해진 주검으로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다.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 때문에 얼굴이 짓눌린 남편의 얼굴을 본 아내는 바닥에 주저 앉은 채 한없이 오열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씨 빈소에 영정 사진이 설치되자 유족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다시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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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두 아들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고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는 김씨의 부인은 슬픔에 몸을 가누기 힘든 모습이었다.


김씨의 누나는 "동생이 청각 장애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인부 일을 하면서 두 아들들도 정말 장하게 잘 키워놨다"고 동생을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와 함께 빈소를 지키던 큰 아들은 "아버지는 순수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분이셨다"며 "나에게 좋은 아버지셨고, 어머니와도 항상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셨다"고 울먹이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눴다.


한편 지난 7일 종로3가역 4번 출구 인근 철거공사 현장이 갑자기 붕괴되면서 인부 김씨와 조모 씨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다음날인 8일 새벽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고 조모 씨는 9일 새벽 사고 발생 약 39시간 만에 숨진 채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