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신천지'와의 연루설이 불거지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이번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민운동단체 대선후보검증위원회는 3일 "반기문은 신천지, 통일교, 단월드 등 사이비 종교와 관계에 대해 해명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민운동가, 언론인, 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대선후보검증위원회는 성명에서 "반기문이 신천지, 통일교, 단월드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이비 종교들은 반기문과의 접촉을 포교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반기문은 이런 자들을 경계하지 못한 과오가 있으며 관계에 대해 해명하고 다시는 관계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 LA 한인신문인 선데이저널은 지난해 11월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와 통일교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선데이저널은 '반딧불이' 회장인 김성회가 지난해 9월 한국다문화센터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UN 공연을 나서면서 본 공연에 앞서 하루 전날 통일교 북미 본부가 있는 뉴욕 맨해튼 뉴요커 호텔에서 공연한 점을 언급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기문이 UN 사무총장 당선 직후 유엔식량계획 사무총장에 임명한 조셋 시런 전 미 국무부 차관이 통일교 신교였다는 점,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세계의장을 맡고 있는 천주평화연합(UPF)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자문기관인 점 등을 지적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 전 총장이 문난영 전 세계평화여성연합 회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다. 통일교 유럽 총 책임자인 문난영 전 회장은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일교 계열의 평화통일가정당 비례대표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이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통일교가 지난 50년 동안 유엔과 친분을 맺으며 교세확장을 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교 산하 단체들 중 유엔과 관련되거나 등록된 단체는 여럿이며 세계평화여성연합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협력 NGO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통일교 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선거 국면이 되면 통일교와 유력 정치인들을 잇는 로비스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 전 총장과 통일교의 연루 의혹에 선을 그으면서도 과거에는 유력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통일교 목회자 A씨는 "문선명 총재(통일교 총재)는 생전에 '내 돈을 받아 가지 않은 정치인은 아마 없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통일교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없다"며 "3년 전에 반 전 총장과 한학자(문선명 부인)가 함께 촬영한 사진 때문에 이런 의혹들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