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흡연 부스' 문닫아 놓고 흡연자 우롱하는 인천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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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흡연자들이 흡연부스에서 흡연을 하지 못해 바닥에 꽁초가 쌓이고 미관을 해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광역시 주안역 앞에 있는 '흡연 부스'가 잠겨 있어 많은 흡연자가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일이 있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주안역 광장에 설치된 유일한 흡연 공간인 '흡연부스'는 '부스를 잠그겠다'는 간단한 안내 문구 하나 없이 굳게 잠겨 있었다.


담배를 피우러 왔다가 흡연 부스가 잠긴 것을 확인한 흡연자들은 결국 옆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바닥에 버렸다.


꽁초를 버린 정 모(27) 씨는 "이 근처가 전부 금연구역이라 흡연 부스를 찾아왔다"며 "그런데 부스가 잠겨 있어 양심에 걸리긴 했지만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바닥에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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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관계자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뜻밖의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인천시를 포함한 전국에 설치된 흡연 부스는 정부 차원에서 운영했던 것이 아니라 몇몇 사설 업체들이 지자체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후 무료로 '시범 운영'했다는 것이다. 


앞서 인천시는 공모를 통해 제작 업체를 선정했고 문제의 사설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채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모에 참여한 흡연 부스 제작 업체들은 '무료 시범'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등의 목적 등으로 사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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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계자는 처음 업체가 설치한 흡연 부스에서 불량 징후가 발견되었음에도 업체를 재선정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했다고 인정했다.


또 사후 관리에 유난히 자신감을 보였던 해당 업체의 말을 전적으로 믿은 인천시는 주기적으로 '금연 지도원(기간제 근로자)'을 파견하는 수준으로만 부스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시가 흡연 부스의 밀폐적인 환경상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전문적인 기술가를 대동한 시설 점검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결국 검증이 부족했던 해당 업체는 부스 제작비용을 줄이려다 환풍기의 제연 장치(담배 연기를 거르는 일종의 필터)를 불량으로 만들었고, 부스는 이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얼마 후 업체는 흡연 부스를 운영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인천시에 일방적인 '철수'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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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시는 이 사실을 단순히 업체의 잘못으로만 여기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주안역 광장같이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적 공간 사용을 인천시 차원에서 사설 업체에 맡겼다는 것은 인천시 차원의 책임도 일부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부실한 업체의 제품을 철저한 검수 없이 채택해 사후 관리마저 전적으로 맡긴 공무원들의 업무 처리 행태가 흡연자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한 셈이다.


이에 흡연자 A씨는 "담뱃값 인상으로 확보한 세금을 사용해 흡연 부스를 설치한 줄 알았다"며 "결국 어려운 서민들의 주머니를 짜낸 돈은 어디에 쓰였는지 의문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