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외아들의 상견례를 위해 9만 9000원 짜리 외투를 훔치다 적발된 일용직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도움을 주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대형마트 의류판매장에서 옷을 훔친 50대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16일 광주 북구의 한 대형마트 의류판매장에서 종업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9만 9000원 상당의 겨울 외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막노동 일거리가 떨어져 홀로 살던 집의 월세 15만 원을 낼 길이 없어 아들의 신혼집에 들어가 살 정도로 생활이 궁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게 붙잡힌 A씨는 내지 않은 옷값을 치렀으나 불구속으로 입건된 상태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광주 북부경찰서에는 전국에서 A씨를 돕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포항의 한 할아버지는 "나도 넉넉치 않지만 훔친 옷값을 대신 내주고 싶다"고 했고 이미 옷값을 치렀다는 형사의 말에 "결혼식에 입을 양복도 없을 텐데 양복 한 벌이라도 사주겠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의 한 여성은 "A씨 아들 결혼식에 축의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A씨는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이런 일이 생겨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저보다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염치없다"고 도움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제가 앞으로 저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