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모든 기업은 새해 첫 업무일에 그해 기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무식'을 갖는다.
2일 대한민국의 재벌그룹 회장들은 그룹 본사와 호텔 등지에서 새해 시무식을 갖고 한 해 동안 그룹의 경영 방침을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올해 목표한 '글로벌 825만대 생산·판매'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연간 10개 차종 이상의 신차 출시를 통하여 시장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질적 경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미래성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건전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준법경영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자유 무역에서, 자국을 우선시하는 보호 무역 중심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며 'R&D와 제조의 변화'와 '환경 변화에 앞서갈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의 혁신',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 이 세 가지를 강조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재벌 그룹 신년사에서는 1년간 그룹 전체와 계열사들이 이루어야 하는 목표치와 기술개발, 경영 철학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특히 그룹 회장들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각 그룹이 살아남기 위해 변화해야 하는 부분을 역설했다.
하지만 LG그룹에서는 다른 재벌 그룹에서 나오지 않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 구 회장은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경영 시스템을 혁신하더라도,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며 "경영의 투명성을 한층 더 높여 투자자와 사회의 믿음에 부응하고 배려가 필요한 곳에는 먼저 다가설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매달려 국가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기업이 유지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곳에 먼저 다가가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받도록 노력하자는 구 회장의 당부로 파악된다.
이미 여러해 동안 사회의 숨은 의인들과 국가유공자, 항일운동가들의 기념관·유적지 지원사업을 벌여온 LG가 새해에는 어떤 뜻깊은 사업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은 수원 삼성전자 본사에서 권오현 부회장 주재로 시무식을 열었을 뿐 이재용 부회장은 따로 시무식을 열지 않고 특검 수사에 대비한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