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관리비 절감을 이유로 경비원 감축 계획을 발표한 서울의 한 아파트가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하루 만에 결국 백지화됐다.
지난 2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1·2차 아파트 게시판에는 입주자대표회장 명의로 "효율적 운영과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초소를 통폐합하고 경비원 휴게시간 및 취사 등을 발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입주자대표회는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 경비초소를 줄일뿐만 아니라 일부 정규직 직원을 시간제 근무로 전환하고 경비초소의 전자제품 사용 제한, 임금 동결 등의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경비원 감축 계획이 발표되자 아파트 입주자 수십 명은 아파트 홈페이지에 반대하는 글을 게시하는 등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또 "경비원들은 소중하고 중요한 분들"이라며 "주민 동의 없이 결정하지 말라"고 입주자대표회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일부 주민들은 "가구마다 매달 담배 한 갑씩 3000원씩 줄여 관리비를 내면 될 일"이라며 "아침 일찍 청소하시고 주말 분리수거도 열심히 해주시는 경비원분들을 돈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입주자대표회는 경비원 감축을 포함한 기존 관리비 절감 계획을 무산시켰다.
경비원 감축 계획이 엎어지고 입주자대표회장은 아파트 홈페이지를 통해 "사려 깊지 못한 행위를 반성한다"며 "입주민의 깊은 마음은 알지 못한 채 관리비를 절감하려는 좁은 소견으로 한 단순계산이었다"고 밝혔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