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2일(토)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위안부' 할머니 증언집 발간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사진제공 = 서울시


"정말 이게 사는 게 아니라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흘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엄마는 언니와 내가 어떤 일을 당했다는 걸 아시고 나 결혼하고 나서 심장병으로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 - '위안부' 피해자 김소란 사례 중


29일 서울시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인의 증언과 사진·문서 등이 담긴 사례집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사례집 발간은 서울시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 중 하나다.


지난 1991년 8월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이후 개별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례를 담은 서적이 몇 차례 발간되기는 했지만, 증언과 근거 자료를 접목해 입체적으로 분석한 사례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이트'위안부' 피해자 김소란의 심문 카드 / 사진제공 = 서울시


사례집 준비팀은 미국과 태국 등을 방문해 '위안부' 관련 자료를 발굴했으며, 그 결과 미·중 연합군 공문서, 포로심문자료, 스틸사진, 지도 등 가치 있는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사례집은 1인칭 시점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위안부' 피해 여성의 생애사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이정은 교수는 "이번 사례집을 통해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삶을 꾸려온 여성들의 생명력 있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