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전 문체부 장관 "내가 청문회 나갔으면 김기춘 따귀 때렸을 것"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 출석을 거부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이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지난 2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사전 인터뷰를 가진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이유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했다.


윤 전 장관은 "농담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재가 좀 인격이 여물지 못해서 혹시 나갔다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면 혹시 따귀를 때린다든가, 하다 못해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는 사고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며 "때문에 청문회 출연을 자제했다"고 전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분노를 나타낸 윤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의 뻔뻔한 '위증'을 보고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고도 답했다.


그는 "그 모습(김 전 실장의 청문회 위증)을 보면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구정물에 손을 담그고 얘기를 해야겠다"면서 "얘기를 해서 어떻게든 사실 관계를, 제가 아는 진실을 밝히는게 도움이 되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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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입을 연 그는 김 전 실장이 문화예술 쪽에서 반정부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나 단체에 대해 제재를 하라는 취지의 언급을 수시로 했다고 폭로했다.


윤 전 장관은 "리스트를 퇴임 직전인 지난 2014년 6월에 봤다"며 "영화 '변호인'에 문체부가 운영하는 투자 펀드로 투자했는데, 김 전 실장이 이를 보고 수시로 '쯧쯧' 혀를 찼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4년 6월경 몇 백 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를 빼곡히 적은 문서를 건네 받은 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지원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실 산하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리스트로 피해 본 문화예술인들은 향해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여러가지 면에서 어렵지만 문화예술인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이번에 정말 치사하고 기분 나쁜 일을 오랫동안 당했지만 용기를 갖고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데 모두 힘을 합쳐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