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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현대차 직원이 급발진이 의심되는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차주의 동의 없이 가져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2010년 식 현대자동차 아반떼 차주 고모씨가 지난 12일 파주의 한 인쇄공장을 방문한 뒤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며 당시 영상을 인사이트에 제보했다. 

고씨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차가 굉음을 내며 튀어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급발진'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다. 

(좌) 당시 상황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 캡쳐, (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보배드림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고 이튿날 조사를 나온 현대차 운정지점 직원이 인쇄공장 CCTV와 차량 상태 등을 조사한 뒤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 과실로 결론 지은 것.

더 큰 문제는 현대차 직원이 고씨가 사고 차량을 맡겨 놓은 정비공장의 여직원에게 부탁해 블랙박스 영상을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의 동의 없이 몰래 가져간 셈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현대차 직원은 처음에 임의 복사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지속적인 고씨의 추궁에 결국 "차주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 답했다.

사실상 고씨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블랙박스 SD카드를 아무런 동의 없이 통째로 복사한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

고씨는 "현대차가 급발진 사고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고객의 사생활을 아무런 가책 없이 들여다보는 태도도 비정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을 고지하지 않고 가져간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면서도 "직원 개인의 잘못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의 대책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현대차 직원의 말을 빌리면 "고씨의 차량은 30km/h 이상의 속도로 각도를 맞춰 정면충돌하지 않아 '에어백'은 터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