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빵, 달걀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라면값까지 뛰어 서민 생활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심은 16일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대상 품목(브랜드)는 전체 28개 가운데 18개며, 조정된 가격은 12월 2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오른다.
최근 출시된 짜왕, 맛짬뽕 등에 대한 가격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농심은 이번 가격 조정이 지난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만의 인상으로, 비용 부담 압력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라면가격 인상은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 때문"이라며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일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 출고가가 1천81.99원에서 1천147원으로 65.01원 올랐다.
코카콜라도 같은 날짜를 기점으로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서는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 파리바게뜨가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단팥빵이 800원에서 900원(12.5%), 실키롤 케이크가 1만 원에서 1만1천 원(10%), 치즈케이크가 2만3천 원에서 2만4천 원(4.3%)으로 각각 뛰었다.
최근에는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여파로 달걀값이 뛰고 있다.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수가 도살 처분으로 감소해 계란 도매가격이 올랐고, 이를 반영해 대형 마트들도 2주일 사이 계란값을 약 10% 안팎 인상한 상태다.
맥주, 탄산음료, 빵, 라면 등 가공식품 생산 업체들은 1~2년 동안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으나, 원료가격·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분을 더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공백'을 틈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기습 인상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올해 가을까지만 해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가 당국이나 소비자 반발을 의식, "검토한 바 없다"고 입을 모으던 업체들이 지난 11월 이후 일제히 값을 올려받는 데는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국 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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