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이대 측 증인들이 국회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정유라씨의 대입특혜 관련한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눈물을 닦으면서도 "학교에서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간에 한두번 부적절한 언사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부분(특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학 전에는 없었고, 2015년 학교를 잠시 방문해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최씨가 학점을 잘 주지 않는 교수에게 "교수 같지도 않다"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최씨는 학교에 학사 의논을 하러 왔다가 잠시 인사를 한 것이다.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잠시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올해 봄에 최씨와 정씨가 잠시 와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잠시 인사하고 갔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남궁곤 전 입학처장 역시 "최 총장이 정씨를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정씨가 면접장에서 금메달을 보여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면접장 안 상황이라 확실히 모른다"고 했다.
이에 하 의원은 "철판을 깔기로 작정했나"라고 질타했다.
남 전 입학처장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질의에 "정씨의 지원 사실을 김경숙 학장에게 들었다"면서 "그 뒤에 인터넷을 검색해 정윤회씨의 딸 이름이 정유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최 전 총장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정윤회의 딸이 누가 입학을 했다는데(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정윤회가 누군지도 몰랐다. 이공계여서 그런 것은 잘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최 전 총장은 "보직자들과 정씨의 입시문제로 회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마 저희가 매주 처장회의를 한다. 그 처장회의에서 특이사항으로 보고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 역시 학점특혜 의혹에 대해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고만 답했다.
하 의원은 "정유라 특혜의혹과 관련해 교육부의 이대 감사결과를 증인들이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감사자료를 작성한 두 분을 참고인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출석을 요청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따라 김성태 위원장은 교육부 두 관계자의 청문회 출석을 요청했다.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지켜본 최 전 이화여대 총장 사퇴 요구를 주도한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는 "이대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대의 입시관리체계나 학사관리체계의 부정이 아닌 인간의 실패로 보고 있다. 권한을 가진 소수의 사람에 의해, 의도를 가진 분들에 의해 일어난 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