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촛불집회 모습을 술병으로 형상화해 광고를 만든 주류 회사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앱솔루트 보드카 코리아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한국편 새 광고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 광장의 모습이 등장한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이 '보드카 병' 모양으로 형상화돼 있다.
사진에는 '앱솔루트 코리아'라는 글씨와 함께 "미래는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Future is yours to create)"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우측 하단에는 "책임감 있게 즐기라(Enjoy responsibly)"라는 말도 있다.
'촛불집회를 통해 한국인들이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광고의 어떤 포인트로 삼고 싶었던 것일까.
앱솔루트 코리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누리꾼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촛불집회를 술병에 비유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참가자들이 술이면 이순신 장군 동상은 엠블렘이냐" 등의 반응이다.
특히 자신을 외국인이라 밝힌 루카즈 잔 시불스키(Lukasz Jan Cybulski)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앱솔루트 보드카가 촛불집회를 조금이라도 지원했다면 이 광고가 민주주의적 미래를 위해 달리는 한국인의 힘을 적절히 자사 이미지와 융합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단지 저 사진과 시국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 뿐이니 외국인의 입장에서도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의견을 내놔 압도적인 공감을 얻었다.
반면 "그동안 앱솔루트는 제품의 실루엣을 각 나라에서 모티브를 따와 광고를 제작해 왔다"며 '잘 만들어진 광고'라는 의견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