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살인의추억' 송강호 실제 모델 형사가 자신을 '실패'했다고 한 이유

인사이트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나는 실패한 형사다"


지난 7일 JTBC 예능 '말하는대로'에서는 송강호의 대표 영화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의 주인공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 '형사의 삶'을 증언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국립중앙경찰학교 김복준 교수는 "형사는 자신이 맡았던 강력사건, 특히 살인사건을 해결 못 하고 퇴직하면 그 순간 영원히 실패한 형사로 끝난다"면서 "나는 실패한 형사"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2002년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사건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피해 여중생을 꿈에서라도 보기 위해, 여중생이 쓰던 이불을 덮고 자기도 했지만, 끝내 범인을 못 잡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당시 함께 수사했던 동료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농약을 먹고 자살까지 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JTBC '말하는대로'


그 밖에도 다른 고충은 많았다. 자신이 검거했던 범인이 감옥에서 출소한 뒤 찾아와 복수한 적도 있었다는 것.


김 교수는 "누가 칼로 내 옆구리를 찔렀는데, 6년 전 내가 감옥에 보냈던 사람이었다"면서 "결국 잡았지만, 트라우마로 남아 과일칼만 봐도 오금이 저린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가장 두렵다고 김 교수는 토로했다. 그는 "32년 형사로 재직하면서 40번 넘게 이사를 다녔는데, '가장' 노릇을 똑바로 못 해 죄진 기분"이라고 슬퍼했다.


한편 김복준 교수는 "강력계 형사들은 이혼을 많이 한다. 나는 지금도 아내에게 할 말을 못하고 산다"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JTBC '말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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