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월급 10만원.. 성추행까지” 디자이너 지망생 향한 ‘갑’의 횡포

via JTBC 뉴스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디자이너들과 국내 최대 패션 업체 등이 디자이너 지망생에게 엄청난 '갑의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JTBC 뉴스룸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월급 10만원에 폭언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 '슈퍼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유명 디자이너의 밑에서 인턴 생활을 했던 직원은 자신의 임금 고지서를 공개했다. 고지서에는 견습생은 월 10만원이라는 충격적인 금액이 쓰여있다. 한 달동안 주말도 반납해 가며 일해서 받는 금액으로 사실상 무임금이나 다름 없었다.

 

이를 공개한 김 모씨는 "최저시급 정도는 지급할 줄 알았지만, 교통비와 식대도 나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언어폭력은 물론이고 가위와 같은 위험한 물건을 야구공처럼 면전에 던지는 일 등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고 있었다. 

 

이에 해당 디자이너 측은 "디자인이란 졸업을 했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패션 쪽에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있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인데다, 지금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via JTBC 뉴스룸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유명 디자이너 사무실 뿐 아니다. 대형 패션업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업체에서는 정규직을 시켜주겠다고 하면서 말을 바꾸기 일수이며, '현행법상 아르바이트는 한 달 이상 할 수 없다'며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특히 업체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막내 디자이너나 인턴들에게 신체 일부를 촬영하는 피팅모델을 강요하는 행태가 만연했다. 이는 성희롱에 가까운 횡포였다. 또한 실제로 성추행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유명 업체에서 인턴 생활은 한 유 모씨는 "어깨너비와 가슴둘레, 엉덩이 치수를 재는데 수치심을 느꼈다"며 "경영진들이 이를 빌미로 성희롱을 하는 것 같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디자이너가 되려면 도제식 훈련(장인을 만들기 위해 밑바닥부터 엄하게 훈육하는 교육방식)을 받아야 한다. 눈 밖에 나면 곧바로 밀려나기 때문에 '슈퍼 갑과 을'의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고생해도 정규 디자이너가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패션업계의 부당한 노동관행에 디자이너 지망생은 말도 못하고 벙어리 가슴 냉가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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